안하는거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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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징공관라지오 작성일17-04-26 09:10 조회1,189회 댓글2건본문
안하로그님의 책 제목이 워낙 임팩트 있기에, 가끔은 도용을 합니다만..
원하시면 소주한잔에 저작권을 갈음(퉁칠~) 할 마음이 있는지라, 하시라도 말씀 주신다면..
낫살을 먹어가니 저도 이제 知天命을 깨달아가는지라, 제목대로 "하지 않는 즐거움"마저
알아 가고 있는 중 올습니다.
무엇보다 不惑을 넘겨 다가오는 밤이 두려운 동호인분들의 심정이 그러하겠습니다만,
그러한 마음이란, 저 또한 익히 거쳐온 바 있기에 굳이 첨언할 필요는 없다싶고요.
요즘은 禁煙의 즐거움을 하루하루 느껴가고 있는 중이기에,
지금까지 그러하지 못하신 분들의 심정을 생각하여 한말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아직 이런 말씀 드릴 자격도 안되는 아직은 3달째 금연하고 있는 중 올습니다만.
이 또한 이 글을 통해 저의 마음을 다시 다잡기 위함이겠지요.
군 말련부터 시작하여 금년초까지 근 30여년을 피워온 담배였습니다.
누구나 그러하 듯 중간중간 종종은 피웠다 안피웠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당시에도 한달정도
담배를 멀리하던 시기였는데요.
간만에 한갑사서 서너대 줄창 빨아대다보면, 니코친이 혈중에 포화되는 찰라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되는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제 경우에는 그나마 줄여보고자, 손에서 멀리 하기 위해 개피들을 집안 이곳저곳에 던져넣기도 했는데요.
액자 뒤나 서랍장 아래는 찾기 쉬운 편이고, 마지막남은 한까치는 장롱밑에 쑤셔넣기도 했는데
며칠 참고 지나칠라치면 꼭 울적하거나 열불이 터지는 때가 찾아오곤 합니다.
하여 집에서 혼술이라도 하게되면, 막판에 생각나는 것이 딱 한모금만이라도 폐포 깊숙히
들이마시고 싶은 절박한 시점이 도래하게 되지요.
어느날 이었습니다.
한밤중에 부부싸움이랄까 아무튼 간만의 연례행사를 치루고, 나약하고 초라해지는 남자의 모습을
자인하며 오밤중 혼술 한잔을 걸치고 있었는데, 불구하고 담배 생각이 안난다면 이상한 일이겠지요.
서랍장과 액자 등 곳곳에 숨겨놓은 것은 진즉에 발굴했고, 마지막 한대는 장롱밑에 있음이 생각나는 순간
자존심을 버리고 안방으로 들어가 잠자는 마눌을 깨워, 둘이 마음과 힘을 합쳐 헤비급 장롱을 밀어내고
존재하는 한까치를 입에 꼬나무는 순간, 세상의 모든 기쁨은 제 두손가락안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마눌과의 어색한 화해도 덤으로 얻어지는 것임은 굳이 말씀안드려도 되겠구요.
이렇게 힘든 순간들을 거듭 거쳐가며 금년초까지 다시 한달정도 담배를 끊게 됩니다.
하지만 아시 듯, 기쁠때나 힘들때나 마눌보다 오래 데리고 산 糟糠之煙이 그리 쉽게 내쳐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날도 업무차 가끔 다녀오던 지방을 갔다가, 복잡다난한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역광장에서, 낮술을 한잔 하다보니 오디오 지름신을 초월하는 그분이 다시 내방하더군요.
딱 한대만 하면서도 한갑을 사면 계속 피우겠는지라, 광장 한켠에서 빨아대고 있는 젊은친구에게 다가가서
입장이 그러하니 한대만 빌려주면 감사하겠노라고, 한손에 오백원을 들고..
하지만 그사람을 쫌팽이 만들고 싶지는 않기에, 일단 손에 든 돈은 보이지 않게 말아 쥐었습니다.
한대만 플리즈~
담배가 없답니다.
자기도 옆 술집에서 퍼먹고 있는데 가게에 두고 나왔다네요.
사람의 마음이 다 같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런경우 오죽하면 하는 마음에~ 저는 서너대 쥐어줬었는데..
"미안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포기할 수는 없을정도의 강렬한 욕구가 남았기에~
옆에 있는 제 나이는 됨직하여, 마음이 통할 듯한 분에게 재차 시도를 해봅니다.
이번에는 따블로 천원이 쥐어진 돈을 보이면서, 이러저러해서 한갑사지는 못하는 입장이니
한대만 구할 수 있을지요.
체면에 돈 받기가 그러했는지, 저를 생각해서인지 역시 모질게 거절을 하더군요.
다시 한번 맘에도 없는 "미안합니다!"
아무리 세월이 각박해지고 담배값이 올랐다 쳐도, 물론 돗대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상습범은 아니지만 사실 작년에도 비슷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갑사서 피웠기에
금연을 유지치 못했더랬습니다만ㅠㅠ
그 시절 우리네 인심은 그리 각박하지 않았었는데, 하지만 이번만큼은 전화위복이랄까요?
내 치사하고 더러워서.. 똥싼놈이 화낸다고
그리하여 경황중에 담배를 끊은지 어언 세달이 되어갑니다.
안하니 즐겁습니다.
안하니 편안합니다.
금연 절주에 오디오질도 적당히 하고.. 사업이나 돈 버는 것도 무리하지 않고,
담배 참을 정도면 부부싸움이나 오디오 지름신도 익히 물리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날로그의 즐거움이나 금연의 즐거움이 있듯, 반대로 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엊그제인가, 아침일찍 어떤 건물을 들어가는데, 청소하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저를보고 안녕하세요
안사를 하지뭡니까?
사실 그전에 저도 인사를 할까 말까 했더랬는데, 그냥 지나치던 중에 그런 인사를 받고 보니
이건,지금부터라도 하는 즐거움을 맞이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나이도 저보다 많을 듯한 아주머니께서, 초면인 저에게 인사를 나누는데
저는 왜 먼저 그러하지 못했을까?
앞으로는 안하는 즐거움과 작지만 하는 즐거움을 모두 느껴보자!
그런 부끄럽고도 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이마음이 언제 변할지는 모를지라도 오늘 만큼이라도~
비록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치는 삶이라지만
동호인분들께서도 그런 작은 즐거움을 맞이하시기 바라면서..
어줍쟎으면서도 주제넘은 글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알고보니 삐삐가 19금 이었다네요.
그래도 그렇지 이놈으시키들 ٩(๑`^´๑)۶
늬들이 금연의 즐거움을 아러?
댓글목록
Analogue님의 댓글
Analogue 작성일와 재밌습니다. 담배는 딱 한대만 피워 봤습니다.
징공관라지오님의 댓글
징공관라지오
재미있다 해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사실 오디오사이트에 이런 잡설은 별 영양가 없다 싶습니다.
정말 재미있고도 흥미로운 사이트와 글들이 천지에 널렸는데, 굳이 예까지 오셔서 이런 글 볼 이유는 없다 싶구요.
이곳은 취지에 맞게 오디오에 관한 전문적이거나 관련 된 경험에 의한 글들이 많이 올려지고,
이런 글들은 그저 잠시 쉬어가는 양념정도의 비중이 되어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된 듯하여.. 민망스럽기도 합니다.
모쪼록 보다 많은 오디오에 관련 된 글들이 올라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쓸데없는 댓글 하나 더 달아봤네요.
그나저나 국딩시절 엄마몰래 핀 딱 한대가 그거 맞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