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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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alogue 작성일16-10-21 16:48 조회1,224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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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출근준비를 하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이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 별로 없는데 하며 받아보니 택배기사란다. 무거운 과일 상자라는 말에 무슨 과일? 하는 의문이 스쳤다. 순간 며칠전 보내시지 말라는데도 부득블 전원 주택에서 딴 감을 한 상자 보내신다는 아머니의 전화가 생각났다. 주차장 문이 열려 있으니 밀어서 안에 내려 놓고 가라고 했다.
그러고 이틀을 깜빡 잊고 지내다가 어머니 전화를 받고서야 생각나서 열어 보았다. 녹색은 가시고 노란물이 들긴 했지만 태반이 땡감이다. 그중 몇개는 익은 듯해서 꺼내고 나머지는 상자째 아내가 가는 길에 처가집에 보냈다.
터져서 상처 난 건 먼저 익어서 먹고 그래도 터지지 않은게 남아서 온전히 익었다. 오다가다 보니 자잘한 흠집과 상처가 아믄 흔적아 눈에 들어온다. 크고 작은 상처들을 보면서 감이 커가면서 겪었을 풍상이 떠오른다. 우리내 인생살이도 저 감처럼 상처가 나고 아물고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싶다. 사실 이런 감은 상품가치가 거의 없다. 물론 맛은 크고 작은 상처까지 이기고 성장을 했으니 아주 맛있을 테지만 말이다. 과일가게에 전시된 감은 상처 없이 매끈하다. 흔하진 않겠지만 그런 인생도 있을 것이다.
상처 투성이지만 비바람과 곤충 까치의 공격을 견디어 내고 씨를 충분히 여문게 대견하다. 물론 그 씨를 탐하게 만들만하게 달콤한 속살까지 풍만하게 갖추었다.
상처난 쪽만 보다 우연히 감을 옮기다 보니 반대쪽도 눈에 보였다. 제법 그럴듯하게 매끈하다. 같은 감인데 보는 면에 따라서 전혀 다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면을 보면서 순간 스치는 생각이 나라는 존재도 이 감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매끈하고 좋은 면이 있는가 하면 실수와 그로 인한 고뇌와 상처가 나고 아물면서 생긴 이상하고 추한 면모도 갖추고 있다. 누군가 자아의 모습은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아니라 피카소의 인물화 같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부조리하다는 말 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부조화와 언밸런스를 넘어 기괴하다고 한 정도가 아닐까 싶다.
댓글목록
송영만님의 댓글
송영만 작성일
어머님의 정성이 물씬 풍깁니다.
저도 대봉시 좋아하는데....ㅎㅎㅎ
루바토님의 댓글
루바토 작성일
수필같은 느낌이 가을에 잘 어울리네요.
우리 삶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조용히 뒤돌아 보게 되네요.

